속도의 시대

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빠릅니다. 오늘날에는 ‘발 없는 말이 천리’가는 대신 수만리, 수십만리를 달려갑니다. 이제 소셜미디어는 TV보다도 빠르게 뉴스를 수백만 명에게 확산시키고, 24시간 이내에 전 세계로 퍼뜨립니다.

심지어 ‘가짜 뉴스’의 확산 속도는 이보다도 훨씬 빠릅니다. MIT슬로언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70% 이상 리트윗될 가능성이 높고, 6배 이상 빠르게 퍼져 나갑니다. 하지만 기업의 대응 속도는 이렇게 빠르지 못합니다. 기업 경영진은 종종 고객보다도, 심지어 언론보다도 늦게 위기를 파악하게 됩니다. 여기에 정확한 팩트 파악까지 하려면 몇 시간 정도 지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죠.

반면 고객의 눈높이는 전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. 전미PR협회(PRSA)에 따르면 위기 발생 이후 첫 1시간 이내에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이,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대중의 신뢰를 유지할 가능성이 85% 더 높다고 합니다. 세계 최대 PR회사인 에델만의 조사에서 보면 소비자의 63%는 기업이 위기 발생 후 1시간 이내에 공개적인 대응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하죠.

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. 몇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.

  • 위기대응팀의 커뮤니케이션은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합니다. 내부에서 정보가 흐르는 속도가 가장 커다란 병목입니다. 문제가 발생했을 때, 해당 문제의 담당 실무자와 그 매니저 및 담당 임원, 위기대응을 담당하는 홍보팀과 법무팀은 자신들이 파악한 정보를 공유하는 동시에 위기에 대한 팩트체크를 진행해야 합니다. 선후가 없습니다. “동시에” 진행되어야 하고, 동시에 공유되어야 합니다.
  • 이 정보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되어야 합니다. 보고체계를 따라가는 수직적 의사소통, 개별 통화를 이용한 의사소통은 평상시에나 가능한 방법입니다. 위기가 발생했을 때 우리가 워룸(war-room)에 함께 모이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. 한 자리에 모일 수 없다면 메시지의 단체 채팅룸, 다수가 참여하는 화상회의 등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. 나쁜 뉴스는 최첨단의 속도로 퍼져나가는데 대응팀이 말을 타고 인편에 소식을 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습니다.
  • 동시에 정보는 통제되어야 합니다. 실시간성과 동시다발성을 위한다고 모든 직원에게 정보를 공유해선 안 됩니다. 정보가 널리 공유될수록 잡음도 늘어납니다. 그리고 그 잡음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. 꼭 필요한 책임자들의 소규모팀이 상황을 주도하도록 만들고, 정보 공유는 그 팀 안에서 1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.

잊지 마세요. 위기대응의 세계에선 속도가 생명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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